“AI와 인간의 판단을 잘 결합하는 언론이 고품격 미디어 될 것”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리딩 FT 대표와 AI 대담“당신이 (포털이 뉴스 유통을 장악한) 한국 언론사의 최고경영자(CEO)라면 어떤 전략을 펼칠까요?”막힘없이 대담을 이어가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존 리딩 CEO는 이 질문 앞에서 머뭇거렸다. 그만큼 한국 언론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대담을 진행한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가 챗GPT를 이용해 미리 받아둔 답을 보여 주자 그는 “나보다 나은데”라는 우스개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리딩 CEO는 뉴스 콘텐트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포털로부터 받되, 언론사가 포털을 벗어나 ‘충성 독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가 즐겨 읽는 기사와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포털을 통하지 않고 이용자에게 양질의 유료 콘텐트를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내놓은 답과 같은 맥락이고, 중앙일보가 실행 중인 전략과 일치하는 대답이었다.지난달 15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박장희(오른쪽) 중앙일보 대표가 존 리딩 파이낸셜타임즈 대표와 특별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민규 기자)지난달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리딩과 박 대표가 ‘AI 시대 언론의 길’을 주제로 대담했다. 두 사람은 기자 출신 CEO라는 공통점을 가졌다.리딩 CEO는 AI의 적극적 활용을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배척은 능사가 아니고, AI 활용이 언론에 기회가 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이젠 AI 기술과 인간의 판단을 잘 결합하는 언론이 고품격 미디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FT는 챗GPT 개발사인 OPEN AI와 포괄적 제휴를 맺고 콘텐트 품질 향상, 비용 절감, 사업 최적화 등 여러 방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기술 기업이 뉴스 콘텐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전반적인 언론 환경의 변화와 대응에 대해서도 두 대표는 일치된 견해를 밝혔다. 리딩은 “SNS, 게임, 스트리밍 등으로 인해 (언론 산업에서도) 경쟁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소비자의 시간과 관심을 차지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의 37%만이 언론을 신뢰한다는 로이터 조사를 인용하며 “지금이야말로 양질의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가 성장할 기회”라고 강조했다.박 대표는 “국내외 언론 환경은 ‘졸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엄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결정적 시기(Right time)를 포착하고, 올바른 전략과 리더십(Right strategy, Right leadership)이 만나 FT의 성공을 일궜다”며 “세 요소를 잘 결합한 미디어만이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대담에 앞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리딩 CEO는 언론사가 지향해야 할 ‘북극성’으로 5가지 항목을 제시하기도 했다. ▶저널리즘의 가치 제고 ▶독자 제일주의와 유료 구독 수익 ▶큰 흐름을 읽는 안목과 시의적절한 투자 ▶변화와 기술의 적극적인 수용 ▶인재 중심의 강력한 뉴스룸 등이다.
2025.12.09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