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치열한 ‘김낙수’들을 위한 위로 … ‘김 부장 이야기’
퇴직 위기·부동산 사기 등뼈아픈 현실 반영에 공감↑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가 지난달 30일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방영 초반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대세 드라마로 자리 잡았던 ‘김 부장 이야기’는, 이날 8.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에서는 전 채널 1위를 기록해 마지막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입증했다. 드라마가 불러온 화제성도 뜨거웠다. 경제, 사회, 문화 이슈를 넘나들며 각종 언론이 ‘김 부장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는 진풍경이 이어지며, 작품의 인기가 단순한 시청률 이상의 ‘사회적 밈’으로 확장됐다는 평가도 나온다.드라마의 힘은 첫째, 직장인의 삶을 그대로 옮겨온 리얼함에서 나왔다. 주된 배경으로 사용된 통신사 업계의 여러 문제나 부동산 사기,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등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 실제로 매일 마주할 법한 압박과 고민들이 매회 생생히 그려졌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PTSD 온다’는 웃픈 반응들이 확산되며, 방영 내내 시청률이 꾸준히 오른 것은 물론 넷플릭스 상위권 순위에도 계속 랭크됐다.둘째는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낸 김 부장의 서사다. 17자나 되는 제목 그대로 김 부장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남부러울 것 없는 가장이다. 하지만 명예퇴직과 부동산 사기 등 여러 위기를 겪으며, 자신 이름 앞에 붙어 있던 모든 수식어를 하나씩 떼어내게 된다. 결국 공황장애까지 앓게 되지만,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다시 자기 자신을 찾게 된다. ‘허세’ 대신 진솔하게 본인을 들여다 보는 김 부장의 이야기는 ‘월 1000 낙수’로 대표되는 신화적 성공 없이도 개개인의 인생이 모두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 회사 얘기 아니냐” “우리 남편 이야기 같다” “모든 아버지들 응원한다” 등 다양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셋째는 감동을 극대화한 배우들의 연기와 따뜻한 연출이다. 특히 ‘김 부장’ 김낙수를 맡은 류승룡은 15년 만의 드라마 복귀가 무색하게, 허세 가득한 초반 모습부터 위기를 겪고 마침내 초연해진 모습까지 다양한 얼굴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명세빈 역시 ‘닥터 차정숙’에서의 도도한 최승희와 달리 현명한 아내 박하진으로 분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조현탁 감독은 인물의 감정선을 과장된 장치 없이 따라가면서도, 퇴사·부동산·가족 갈등 같은 무거운 소재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뭉클하고 짠한 성장 서사를 완성했다.‘김 부장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흔들리고, 다시 일어서며 살아간다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실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거창한 영웅 서사 대신, 일상의 무게를 묵묵히 이겨내는 한 사람의 모습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직장인·가장·개인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마지막회가 끝난 뒤에도 오래 회자되는 것은 화면 속 김 부장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평범한 영웅’들의 삶이 드라마로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을 남긴 작품이었다.한편 후속작은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맞춘 어른 멜로 ‘경도를 기다리며’가 바통을 잇는다. ‘킹더랜드’를 연출한 임현욱 PD와 박서준이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두 번 헤어지고 세 번째 만나는 연인의 로맨스를 통해 나이대별 현실적인 연애를 그릴 예정이다. 6일 첫 방송.김은아 기자
2025.12.15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