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기꾼들’ 파격 포맷, 강연자들 이야기 전쟁 펼쳐

‘史기꾼들’ 파격 포맷, 강연자들 이야기 전쟁 펼쳐

입력 2025.12.16 08:14

업데이트 2025.12.17 10:13

역사에 배틀 더해 구성 차별화
화려한 CG로 볼거리 더해

JTBC ‘史기꾼들: 역사 이야기꾼들’이 지난달 9부작 파일럿을 마치고 내년 1월 시청자와 정규 편성으로 만난다. ‘역사는 다 아는, 뻔한 이야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철저한 고증과 화려한 CG에 ‘이야기 배틀’이라는 신선함을 더하며, ‘아는 맛이 역시 맛있다’는 걸 보여준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았다. ‘史기꾼들’을 연출한 박현정 PD는 “긴 시간 살아남은 검증된 이야기가 확실히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 사도세자와 영조, 태종과 원경왕후 등 이미 잘 알고 있는 얘기임에도 빠져들어 듣게 된다”며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을 짚었다.

다양한 역사 이야기는 이미 유튜브나 타 채널에서도 흔하게 다루는 소재다. 하지만 ‘史기꾼들’은 형식부터 차별화를 뒀다. ‘파국의 부부’ ‘천재의 비밀’ 등 하나의 주제를 두고, 여러 강연자가 다른 역사 이야기로 ‘이야기 배틀’을 벌이는 구조를 택한 것. 강연자 간 경쟁 요소로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주고, 관객에게 직접 1등을 뽑도록 해 현장 참여도도 높였다. 박 PD는 “의외로 강연자 들도 경쟁 요소를 가져오는 것을 굉장히 재미있어했다”며 “비슷한 강연들이 많다 보니 그들에게도 신선한 포인트로 다가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높은 강연 열기로 첫 화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길게 녹화했다고. 박 PD는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다 보니 강연자들이 흥분해서 기존 내용에 살을 막 붙이는 바람에 녹화 시간이 2배 이상 길어져 제작진이 애를 먹었다. 그만큼 듣는 사람이 앞에 앉아있으니 강연자들도 더 긴장하고 욕심을 낸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차별 포인트는 높은 완성도의 CG다.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오래전 인물들의 생김새나 움직임을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구현해내 이야기의 몰입을 높였다. 박 PD는 “XR 스튜디오와 대형 LED,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역사 예능과는 확실히 다른 룩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다. 바티칸에 전시된 피에타를 현장에 둔 것처럼 생생하게 구현하고, 조각을 돌려 부감으로도 보여줘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사진)

썸네일
‘史기꾼들’은 XR 스튜디오와 생성형 AI 등을 적극 활용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 다. 위 사진은 바티칸에 있는 ‘피에타’ 조각을 강연장에 옮겨둔 듯 재현한 장면이고, 아래 사진은 클레오파트라를 학계의 고증을 거쳐 생성형 AI로 구현해낸 장면.

디테일에 집중한 만큼 시청률과 디지털 반응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 PD는 “역사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지적 욕구가 있는 시청자들이 찾아 보는 장르라 그런지 피드백의 퀄리티도 높다. 시청률, 조회수 같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블로그 리뷰나 댓글을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의미보다 더 깊게 읽어주는 경우가 많아서 놀란다”고 전했다. 복수의 출판사로부터 출판 제의도 받아, 현재는 출간을 전제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

1월 정규 편성을 앞두고 제작진들은 현재 사전 자료 조사에 힘쓰고 있다. 박 PD는 “역사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틀어놓고 보다 보면 이야기에 끌려 끝까지 보게 되는 힘이 있다. 시청자들이 재미도 있고, 뭔가 배웠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더 좋은 이야기를 찾아 들려드리겠다”며 시청을 당부했다.

김은아 기자

JTBC,최승호 기자 choi.ho@jtbc.co.kr